온라인 여행사(OTA, Online Travel Agency)의 급성장으로 전통 여행사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OTA란 인터넷을 통해 항공권, 호텔, 렌터카, 패키지 상품 등을 예약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말합니다.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 글로벌 OTA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본력,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 가는 모습입니다. 국내에서도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OTA가 급부상하며 여행 산업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 여행사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에 본 글에서는 OTA 위협에 직면한 전통 여행사의 대응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온라인 여행사의 성장과 시장 장악력 강화
OTA의 급성장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온라인 여행 시장 규모는 약 8,22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 중 OTA의 점유율은 41%에 달한다고 합니다. 글로벌 OTA 선두주자인 익스피디아그룹과 부킹홀딩스는 각각 연 매출 120억 달러, 14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업계를 양분하고 있습니다. OTA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추천과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한편, 항공사, 호텔 등 공급자와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합니다. 여기에 간편 예약, 리뷰 시스템 등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더해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모바일 기반의 온디맨드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OTA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반면 전통 여행사는 비대면 서비스 역량 부족, 느린 디지털 전환 속도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구조, 표준화된 패키지 위주의 상품, 유연하지 못한 가격 정책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면 상담과 현장 서비스라는 차별점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약화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OTA의 독주는 더욱 심화되고, 여행사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온라인 여행사와 경쟁,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틈새시장 공략
OTA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시급해 보입니다. OTA가 제공하기 어려운 테마여행, 전문가 동행 상품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함으로써 존재감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노랑풍선'의 사례가 눈에 띕니다. 소규모 그룹 단위로 색다른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옐로우 시그니처' 상품을 출시해 호평을 얻고 있습니다. 혼행족을 위한 동유럽 트래킹, 맥주 마니아를 위한 벨기에 브루어리 탐방 등 타겟 고객층의 니즈를 정교하게 반영한 테마여행 상품이 인기입니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프리미엄 투어는 OTA가 만들어내기 어려운 여행사만의 부가가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참좋은여행'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착한여행' 브랜드로 눈길을 끕니다.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여행, 장애인과 함께하는 배리어프리 여행 등 사회적 가치를 담은 상품으로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게 하는 상품 구성이 MZ세대의 윤리적 소비 트렌드와도 부합하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강화
OTA의 강점 중 하나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입니다.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관심사와 선호도에 맞는 여행지와 상품을 추천하고, 궁극적으로 구매로 유도하는 것이 OTA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 여행사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도화된 마케팅 자동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demografics 정보뿐만 아니라 검색, 예약, 취소, 리뷰 데이터까지 종합 분석하여 개인의 여행 성향과 pain point를 파악하고, 맞춤형 상품과 프로모션을 적시에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투어'는 자체 데이터 분석 시스템 '아르고스'를 개발해 고객 세분화와 타겟 마케팅의 정교함을 높이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구매 이력과 선호도를 바탕으로 최적의 여행상품을 실시간으로 추천하는 AI 큐레이션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렇게 OTA에 버금가는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플랫폼 파트너십을 통한 판로 확대
OTA와의 경쟁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적극적인 제휴와 파트너십을 통해 Win-Win 관계를 모색하는 것도 중요한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 글로벌 OTA와 협력하여 판매 채널을 넓혀가는 국내 여행사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모두투어'는 최근 국내외 OTA 3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자사 해외여행 상품의 он�판로를 확대했습니다. 아고다, 씨트립 등 해외 유명 OTA에서 모두투어의 패키지 상품을 예약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OTA 고객에게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게 됨은 물론, 아시아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도 도모하고 있습니다. '자유투어' 역시 OTA 제휴를 통한 Win-Win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유투어는 국내 1위 종합숙박앱 '여기어때'에 자사 패키지 상품을 입점하고 판매 채널을 다각화했습니다. 자체 고객풀이 부족한 한계를 극복하고, 동시에 OTA에게는 차별화된 상품 공급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상호 보완적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과 조직 민첩성 제고
장기적으로 OTA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통 여행사들은 디지털 전환과 조직 민첩성 제고를 서둘러야 합니다. 전사적으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뒷받침할 조직 문화와 인재 확보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 우선 모든 채널과 프로세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여 업무 효율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민함과 유연함도 갖춰야 합니다. 조직의 위계를 완화하고 자율성을 부여하며 빠른 실행력을 장려하는 애자일 방식의 일하기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을 위해 전문 기술 인재 영입과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써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외부 IT 업체에 의존하기보다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디지털과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시장 지배력을 잃지 않는 여행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여행의 본질을 생각할 때
OTA의 성장으로 전통 여행사의 입지는 분명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행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사람 간의 정서적 교감, 현장에서의 감동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성적 가치, OTA가 줄 수 없는 여행의 깊이와 감동이야말로 여행사만의 보루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전통 여행사가 OTA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은 기술과 사람, 그리고 여행의 본질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될 것 같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하되 사람과 진정 소통하는 브랜드, 작은 차이로 큰 감동을 전하는 여행사. 시장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본원적 경쟁력을 갖출 때, OTA와의 건강한 긴장 관계 또한 지속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인간 본연의 여행 본능을 깨우고 영감을 주는 여행사의 역할은 결코 온라인으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여행사만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감동, 기억에 남을 여행의 가치를 고민하는 여러분이 있기에 여행 산업의 내일은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OTA의 공세 속에서도 빛나는 존재감으로 우뚝 서는 여행사가 되기를, 응원의 마음을 담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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