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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비즈니스

호텔 산업의 차별화 전략,브랜딩과 고객 경험 혁신

by 빈꼼 2024. 4. 21.

호텔 산업은 전통적으로 표준화된 서비스와 시설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인화되고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고객 니즈가 커지면서, 호텔 브랜딩과 고객 경험 혁신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 플랫폼의 성장으로 전통 호텔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와 고객 경험 차별화는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글로벌 호텔 체인들의 브랜딩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고객 경험 제고를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호텔 브랜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진화

메리어트와 힐튼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은 획일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세분화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모파시(Moxy)', 워케이션 수요를 반영한 '앨리(Aloft)', 건강과 웰빙을 콘셉트로 한 '웨스틴(Westin)' 등 30여 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론칭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각 브랜드는 타겟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반영한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부대시설, 그리고 특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젊고 활동적인 투숙객을 겨냥한 모파시의 경우 DJ 파티, 게임룸 등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로 공간을 연출하는가 하면, 앨리 브랜드에서는 코워킹 공간과 미팅룸을 필수 시설로 갖추고 비즈니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힐튼 월드와이드(Hilton Worldwide) 역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힐튼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캉달(Canopy)'은 현지 문화와 예술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와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다이닝으로 개성을 표현합니다. 또 다른 브랜드 '씨그넘(Signia)'은 대형 MICE 행사에 특화된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고 프리미엄 비즈니스 고객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호텔 기업들은 세분화된 고객군별로 맞춤형 브랜드를 개발하고,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함으로써 레드오션인 호텔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타겟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에 부합하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여 충성도 높은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서적 유대감을 강조하는 호텔 리브랜딩

 

하얏트와 IHG 방대한 규모의 글로벌 체인답게 그간 호텔 브랜딩은 다소 병원 같은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이미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하얏트, IHG 등 메이저 호텔 그룹에서는 정서적 유대감을 강조하는 브랜드 리포지셔닝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얏트 호텔 그룹(Hyatt Hotels Corp)은 2019년 'For a world of understanding'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고, 세계 평화와 이해 증진에 기여하는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광고 캠페인과 SNS를 통해 인종, 국적, 성 정체성을 초월한 다양성의 가치와 연대감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에는 LGBTQ+ 고객을 겨냥한 '#HyattLove' 캠페인,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담은 'Change Starts Here' 캠페인 등을 전개하며 가치 지향적 브랜딩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나아가 객실 내 플라스틱 용기 퇴출, 식품 폐기물 절감 등 환경 친화적 정책도 적극 도입하며 MZ세대 고객들과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호텔 그룹 IHG(InterContinental Hotels Group) 역시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조하는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2021년 'Guest How You Guest'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인종, 성별,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고객을 평등하게 대우하는 브랜드 정체성을 표방했습니다. 또한 'Journey to Tomorrow' 지속가능성 계획을 수립하고, 탄소 배출 감축, 지역사회 지원, 다양성과 포용성 증진 등을 골자로 한 ESG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브랜드로서 IHG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호텔 브랜딩을 위한 사용자 기반 맞춤형 경험 제공

메리어트 본보이 메리어트는 자체 모바일 앱인 '본보이(Bonvoy)'를 통해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본보이 앱은 고객의 과거 투숙 이력, 선호도, 위치 정보 등을 종합 분석하여 최적화된 객실과 부대시설, 그리고 주변 관광지 정보까지 맞춤형으로 제안합니다. 또한 모바일 체크인, 디지털 키, 룸서비스 등 비대면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투숙객이 체크인 전 채팅 봇을 통해 객실 타입, 배드 타입, 배치 층 등을 미리 선택할 수 있는 '룸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접점에서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개인의 선호에 맞는 최적의 숙박 경험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기에 본보이 앱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투숙객의 불편 사항과 개선 요구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호텔 운영에 즉각 반영하는 '리얼 타임 피드백'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이는 고객 니즈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DB 축적을 통해 선제적 서비스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텔의 고객 경험 혁신

성공의 키워드는 디지털과 공감 지금까지 살펴본 호텔 브랜딩 혁신 사례에서 디지털 기술 활용과 고객 공감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의 정서와 가치관에 부합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으로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호텔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향후 호텔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되 인간미 넘치는 서비스 본연의 가치를 잃지 않는 것,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되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은 견고히 지켜나가는 것.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환경, 사회적 책임, 다양성 존중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MZ 세대가 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호텔 브랜드도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존재로 거듭나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통 호텔 산업의 위기론이 대두되곤 합니다. 그러나 정황이 어려울수록 오히려 고객 관점에서 혁신을 모색하고 브랜드 본연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안전'과 '위생'을 넘어 '개별 맞춤'과 '정서적 교감'의 가치가 강조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기민하게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을 갈망하는 시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으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호텔 브랜드의 진화를 기대해 봅니다. 디지털 기술로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의 서비스로 더 깊이 연결되는 호텔, 위대한 호텔의 조건이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요? 호텔 브랜딩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