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여행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여행사(OTA)와 메타서치 등 여행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이들은 단순한 중개 서비스를 넘어 빅데이터와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플랫폼 전략과 다각화된 수익 모델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들의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해 보고자 합니다.
여행 플랫폼, 개인화와 구독 경제로의 진화
트립닷컴과 트라벨포트 중국 최대 OTA인 트립닷컴(Trip.com)은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여행 성향과 선호도를 분석하여, 최적의 여행지와 일정, 액티비티 등을 추천해주는 '트립플러스(Trip+)'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획일적인 상품 나열 방식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여행 경험을 제공하며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트립닷컴은 연회비 제도를 도입하며 구독 경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선결제하면 항공권과 호텔 예약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회원 전용 특전을 제공하여, 플랫폼 내 락인(Lock-in) 효과를 높이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트립닷컴의 연회비 회원은 2022년 기준 4,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들의 구매 빈도와 객단가가 일반 회원 대비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여행 유통 플랫폼 트라벨포트(Travelport)도 항공사, 호텔, 렌터카 업체 등과의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와 가격을 제공하는 '트래블포트 플러스(Travelport+)' 구독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개별 제휴사의 API를 직접 연동하고 맞춤형 부가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기존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개인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헹 플랫폼 통합과 One-stop 서비스 지향
익스피디아와 에어비앤비 글로벌 OTA 선두주자인 익스피디아그룹(Expedia Group)은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트립어드바이저 등 18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여행 플랫폼 공룡입니다. 최근에는 그룹 내 브랜드들의 기술과 콘텐츠를 통합한 원스톱 플랫폼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항공, 호텔, 액티비티 등 모든 여행 상품을 하나의 앱에서 예약부터 사후 관리까지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함으로써, 파편화된 플랫폼 환경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를 위해 'One Expedia' 전략을 내세우며, 그룹사 간 데이터와 기술, 인력을 통합 운영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교차 판매 기회를 극대화하고 사용자의 평생 가치(LTV)를 높이는 한편, 마케팅과 IT 비용은 절감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숙박 공유 플랫폼의 대명사 에어비앤비(Airbnb) 역시 트립(Trip) 플랫폼을 통해 숙박에서 체험, 교통, 레스토랑에 이르는 전방위 여행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미국 최대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바이에이터(Viator)를 인수하며 투어·체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로컬 액티비티 상품을 대폭 확대하고, 호스트가 직접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에어비앤비 체험' 서비스에도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여행플랫폼, 빅데이터 기반 부가 서비스 개발
스카이스캐너와 호퍼 세계적인 항공권 메타서치 플랫폼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부가 서비스를 개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그린피드(Greenpicks)'로, 항공편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하고 친환경 여행을 장려하는 서비스입니다. 비행 경로와 좌석 등급, 항공기 기종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고, 이를 항공권 검색 결과에 반영함으로써 여행객들의 친환경 선택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서비스는 '프라이스 인텔리전스(Price Intelligence)'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항공권 가격의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고, 사용자에게 최적의 구매 시점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높은 구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 락인 효과를 높이는 한편, 항공사와 OTA 등 공급 파트너와의 제휴 수익도 창출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중심의 여행 플랫폼 호퍼(Hopper)는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로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반의 가격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항공권과 호텔을 추천하고, 가격 변동 알림까지 제공하는 '홈 화면 추천' 기능이 핵심입니다. 또한 사용자의 여행 성향과 니즈에 맞는 여행 콘텐츠를 개인화 큐레이션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플랫폼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국내 여행 플랫폼의 경쟁력 제고 전략
이처럼 글로벌 여행 플랫폼들은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화와 통합, 부가가치 창출 등의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업계는 아직 원초적인 가격 경쟁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아, 플랫폼 비즈니스로서의 경쟁력이 다소 뒤처진 상황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별화된 플랫폼 전략 수립이 시급합니다. 단순히 여행 상품을 모아서 파는 것에서 벗어나, 사용자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AI 등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역량 강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여행 행동 분석, 수요 예측 등을 통해 차별화된 여행 콘텐츠와 상품을 선제적으로 기획할 수 있어야 합니다. 파트너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독점 상품 확보, 플랫폼 내 부가 서비스 개발 등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합니다. 한편 수익 모델 다각화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기존의 중개 수수료 의존에서 벗어나, 광고와 구독 모델 등 다양한 매출원을 발굴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의 구매 여정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각 접점별로 효과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플랫폼 시대, 여행 산업의 경쟁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 규모의 경쟁이 아닌 생태계 조성 경쟁,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경쟁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데이터와 기술에 기반한 차별화 전략, 그리고 다각화된 수익 포트폴리오가 기업의 생존과 지속 성장을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선도적 혁신 사례에서 배우되, 국내 시장의 특성에 맞는 현지화된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과 창의성, 그리고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독자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변화의 시대, 여행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플랫폼 리더로 우뚝 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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