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여행 산업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위기 속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여행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비대면, 비접촉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여행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국내외 여행 스타트업의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그들의 성공 요인과 시사점을 분석해 봄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 산업의 변화 방향성을 가늠해 보고자 합니다.
여행 스타트업, 버추얼 투어와 라이브 커머스의 결합
Heygo 영국의 스타트업 Heygo는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투어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 200여 개 도시에서 현지 가이드가 실시간으로 도시를 소개하고 관광명소를 안내하는 라이브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테마의 투어를 선택해 PC나 모바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투어 중 채팅창을 통해 가이드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Heygo가 여행 콘텐츠와 라이브 커머스를 결합한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 투어 종료 후에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이나 기념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쇼핑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품에 얽힌 스토리를 듣고 현지인의 삶을 엿본 뒤 쇼핑을 하다 보니 구매 전환율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Heygo는 색다른 버추얼 여행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새로운 매출원을 창출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행과 쇼핑, 두 영역의 경계를 허문 크로스보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빅데이터로 예약 관리를 자동화하는 여행 스타트업, Futurestay
미국 스타트업 Futurestay는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숙박시설의 예약과 수익 관리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렌탈 하우스, B&B, 호스텔 등 중소형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주들은 Futurestay 플랫폼에 시설 정보만 등록하면 OTA 사이트에 자동으로 입점할 수 있고, 예약 현황과 고객 리뷰 등을 한 눈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Futurestay의 강점은 동적 가격 결정(Dynamic Pricing) 알고리즘에 있습니다. 과거 예약 데이터와 검색 동향, 지역 이벤트 정보 등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숙박 요금을 자동으로 산정해 주는 것입니다. 요일별, 시즌별 수요 변동을 예측하여 탄력적으로 가격을 조정함으로써 시설 운영자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로 Futurestay를 활용한 시설들의 경우 예약 점유율과 수익이 평균 20~3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소규모 숙박시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Futurestay의 성장세도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행 전문 검색 엔진 스타트업 Hopper
모바일 여행 애플리케이션 Hopper는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독자적인 가격 예측 엔진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항공권과 호텔 요금의 변동성이 큰 여행 산업 특성상 소비자들은 구매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Hopper는 이러한 pain point를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Hopper의 가격 예측 알고리즘은 항공사와 OTA, 메타서치 등 다양한 채널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이를 통해 항공권 요금의 등락을 예측하고 소비자에게 최적의 구매 시점을 추천해 줍니다. 일종의 여행 주식 분석 리포트와 같은 개념인데, '지금 구매하라', '기다리는 것이 좋다' 등의 알림을 앱 푸시 메시지로 전달하여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을 돕습니다. Hopper는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항공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항공권 외에도 렌터카, 액티비티 상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Hopper만의 예측 알고리즘이 여행객들의 신뢰를 얻으며 북미와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여행앱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여행 스타트업 트렌드, 여행 플랫폼에서 원스톱 여행 솔루션으로
마이리얼트립 국내 대표 여행 스타트업인 마이리얼트립은 현지 투어, 티켓, 액티비티 중개 플랫폼에서 원스톱 여행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여행자와 현지인 가이드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에 집중했지만, 점차 여행자의 니즈에 맞춰 상품군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지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호텔, 항공, 패키지 등 여행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판매하는 여행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리얼트립만의 테마 여행 콘텐츠와 차별화된 동선이 MZ세대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며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의 맞춤형 여행 큐레이션 서비스 '투어픽(TOURPICK)'을 론칭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사용자의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여행지와 액티비티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개인화 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보입니다. 팬데믹 속에서도 30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마이리얼트립은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한 독창적인 여행 상품 개발, 그리고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여행 스타트업의 성장 방정식과 시사점
지금까지 살펴본 여행 스타트업의 성공사례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빅데이터와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기존 여행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여행 상품의 예약부터 현지에서의 경험,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여정에 걸쳐 데이터 기반의 혁신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콘텐츠와 상품을 개발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기존 상품을 모아서 파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강점을 살린 특화 상품을 직접 만들어냄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여행과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이종 산업과의 크로스보더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했다는 점입니다. 여행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융복합 콘텐츠를 선보임으로써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도 발 빠르게 비대면, 온택트 수요에 대응했다는 점입니다. 버추얼 투어, 실시간 예약, 맞춤형 큐레이션 등 언택트 기술과 서비스를 앞다투어 도입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점한 것이 성공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여행 스타트업들의 성장 스토리는 전통적인 여행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기보다는 데이터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고객 중심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혁신의 자세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빅데이터와 AI,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여행산업의 혁신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민한 대응력과 창의성, 그리고 협력의 자세로 무장한 여행 스타트업들의 약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보다 풍요롭고 편리한 여행 경험을 선사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여행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이들 스타트업이 선도적 역할을 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혁신 DNA를 가진 여행 스타트업들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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